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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물질 특성 양자 상태로 밝힌다 [신물질과학전공 김영욱 교수]

  • 조회. 896
  • 등록일. 2021.04.01
  • 작성자. 대외협력팀
신물질과학전공 김영욱 교수

 

대표적인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은 한때 ‘꿈의 소재’로 불리며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연구돼 왔다. 그런데 그래핀을 소재가 아닌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과학자가 있다.

2월 4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나노물질 양자소자 연구실에서 만난 김영욱 신물질과학전공 교수는 그래핀을 비롯한 2차원 물질에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양자 상태를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그래핀으로 다시 한번 전성기 맞은 양자홀 상태

우리가 실생활에서 마주하는 모든 물질은 저마다의 상태를 갖는다. 고체와 액체, 기체로 물질의 상태를 나누기도 하며, 같은 고체라도 분자나 원자의 구성과 구조, 물리적 성질에 따 라서 보다 다양한 상태로 분류할 수 있다. 더 깊이 들어가면 고전적인 물리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물질의 상태도 존재 한다. 바로 양자역학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양자 상태’다. 김 교수는 “양자 상태를 연구하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고체물질의 성질을 찾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물질을 더 잘 이해 하고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더 정확히 개선하거나 새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양자 상태 중 김 교수의 주된 관심 분야는 양자홀 상태다. 고체 도체(또는 반도체)에 자기장을 부여하면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이때 전류의 수직 방향 으로 저항이 생기는데, 이를 홀 저항이라고 한다.

홀 저항은 자기장의 세기에 비례해 커진다. 하지만 2차원 물질이 극한 환경인 극저온, 고자기장 환경에 노출되면 자기 장의 세기에 따라 홀 저항이 양자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상태를 양자홀 상태라고 부른다.

양자홀 상태를 관측하려면 전류, 저항 등 물리량을 측정해 야 한다. 양자 상태를 관측하려면 2차원 물질에 극한 환경을 부여하고 오염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양자홀 상 태를 관찰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물질이 그래핀이다. 테이프 로 흑연의 층을 분리해 누구나 손쉽게 2차원으로 만들 수 있 는 데다 순수하게 탄소로만 이뤄졌고 양자홀 상태의 에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2004년 테이프를 이용해 그래핀을 만드는 방법 이 알려지기 이전에는 양자홀 상태를 관찰하기 적합한 물질 을 만드는 것부터 난관이었다”며 “최근에는 그래핀 제작 방법 을 다른 결정(crystal)에 적용해 다양한 2차원 물질을 만들 수 있게 돼 양자홀 상태 연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도 그래핀을 비롯해 수많은 2차원 물질의 양자홀 상태를 다양한 환경에서 관찰하고 있다. 새로운 양자 상태를 통해 물질 그 자체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 그의 목표 다. 김 교수는 “이론 계산으로 결과를 예상해 매번 실험을 시 작하지만 단 한 번도 예상대로 결과를 얻은 적이 없다”며 “그 래도 실망하기보다는 실패가 오히려 기존 이론을 수정할 수 있는 단서를 얻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동아 4월호_2

 

 

양자홀 상태로 무게 기준 세워

고체의 새로운 양자 상태를 찾는 연구는 실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새로운 양자 상태를 찾기 위한 연구는 기존 기술을 개선하는 단서를 제시한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전자가 특히 많 은 상황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양자 상태를 찾기 위해 다양한 2차원 물질 사이에 리튬을 끼워 넣는 방법을 사용한다. 일부물질을 만난 리튬은 전자를 내놓는다. 이 과정에서 전자가 축 적되는데, 김 교수팀은 이때의 상태 변화를 측정해 양자 상태 를 찾는다. 이 과정을 리튬이온 배터리에 응용할 수 있다. 리 튬이온 배터리는 음극재로 흑연을 주로 사용하는데, 흑연 층 사이에 얼마나 많은 리튬이 저장되는지에 따라 에너지 효율 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김 교수가 양자 상태 연구를 통해 리 튬을 많이 담을 수 있는 2차원 물질을 찾는다면, 이를 다른 연구자가 활용해 리튬이온 배터리에 활용할 수 있다.

양자홀 상태 연구는 국제 표준도 바꿔놨다. 2018년 5월 20일부터 기본 단위 중 무게(kg)와 전류(A), 온도(K), 물질의 양(mol)을 나타내는 단위가 재정의됐는데, 이 중 무게는 ‘kg 원기’로 불리던 인공물 대신 변하지 않는 자연상수인 플랑크 상수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는 김 교수가 독일 막스플랑크연 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지도교수였던 클라우스 폰 클리칭 교수가 주도한 결과다. 정수 양자홀 상태를 발견한 공로로 1985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클리칭 교수는 양자홀 상태를 관찰해 플랑크상수를 보다 정확하게 계산해냈고, 이 를 바탕으로 무게의 기준을 만들었다.

김 교수는 “양자 상태 연구로 물질의 근본을 이해하는 것 은 고체물리학자들의 영원한 관심사”라며 “새로운 양자 상태를 발견해 과학지식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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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병철 기자
사진 이규철

과학동아 202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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